산행등산을 좋아했었는데, 2년 전 백두대간 종주하다 무릎을 다친 이후론 점점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함께 산에 오르던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멀어지더군요. 2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도 3시간 이상 산행을 하면 무릎이 저리고 다리를 절룩거리죠. 2년간, 4번의 테스트 산행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절망감만 돌아왔어요. 릿지를 좋아했었고, 산행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었죠. 한때 암벽등반 교육도 알아보고, 무급휴가 신청해 알펜루트 종주를 떠날 계획도 세웠었는데, 이젠 사내 워크샵 일정 중 하나인 초심자용 산행코스도 걱정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세월이 참 무상한 듯싶어요. 자신 있던 그 무엇을 못하게 되었을 때 오는 허망함은 견디기 어렵네요.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지난 수요일, 일찍 퇴근하여 서울 월드컵 경기장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를 보러 갔습니다. 신종플루 때문인지 경기장 올라가는 길목 곳곳을 노란 차단띠로 둘러놓았더군요. 그런데 정작 입장시엔 그 흔한 체온 측정조차 없었어요. 생색내기용 전시행정 같으니... 1시간 일찍 입장했는데, 3명의 예쁜 스텝들이 일행의 표를 확인하더니 "정말 S석이네" 이러면서 좋아들 하는 거에요. 포항으로 원정 온 분요드코르와 달리, 움 살랄은 원정 응원단이 오지 않았던 겁니다. 네, 우리가 S석 첫 관중이었습니다;; 그래도 열정적인 움 살랄 팬이 한명 있긴 했어요. 아랍계로 보이는 그 움 살랄 팬은 서울의 탈락이 확정되자, 아기처럼 좋아하더군요. 저도 같이 박수 보내며 축하해줬어요.
이로써, 2009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알이티하드와 나고야 그램퍼스,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와 움 살랄로 결정되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포항 스틸러스가 알 이티하드와 결승에서 만나는 시나리오죠. 움 살랄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해 보니 그리 대단하지 않아 보였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K-리그의 아스널(?), 성남 덕에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는 중동 클럽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어요. 지난 04년 AFC 챔스, 1차 원정에서 성남이 3-1로 승리하였기에, 2차 홈경기에서 0대 3으로 패하지만 않으면 되는 경기였죠. 분위기는 매우 낙관적이었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관전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걸 웬걸;; K-리그 챔피언 성남이 홈에서 알 이티하드에 무려 5대 0으로 대패하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알 이티하드(Al Ittihad)의 창단년도는 1928년입니다. 아시아에서는 보기 드문, 매우 유서깊은 클럽이죠.
늘 한가위만 같아라그립습니다.
사촌 동생들과 딱총 놀이하던 어릴 적, 그 명절이 그리워요. 용돈을 받아 화약과 딱총을 사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놀던, 그때가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이젠 모두 훌쩍 커버렸죠. 사촌들이 모두 애 아빠, 애 엄마가 되었어요. 이제 더는 그 어린 시절처럼 놀지 않죠. 그래서 이젠 명절이 그때만큼 간절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명절이 기다려지는 건,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제사 음식에 욕심이 생겨서입니다.
청포도를 먹고 싶고, 담백한 돔배기(상어고기)도 그립고, 고사리, 도라지 듬뿍 넣어 비빈 제삿밥도 무척 먹고 싶어요. 쇠고기 탕국과 재래식 된장에 찍어 마늘과 함께 먹는 삶은 돼지고기도 먹고 싶은 건 매 마찬가지네요. 제삿밥은 일년에 고작 2~3번만 맛볼 수 있는 성찬 중의 성찬이라고 생각해요. 전 식탐이 강한 편인데, 그 어느 맛집에 가도 이보다 맛난 메뉴는 없었던 듯싶어요.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정겹게 다가오는 요즈음입니다.